송파 11월 거래 6년만에 최대
중대형보다 소형평형 인기
15억미만 매매 전년 2배 달해
문정시영 한달새 15건 계약
규제에도 매매심리 안 꺾여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으나 부동산 시장의 '풍향계'로 불리는 송파구는 지난해 11월 거래량이 최근 6년 중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지만 '똘똘한 한 채'를 포기하지 못한 매수자들이 소형 평형으로 눈을 돌리는 현상이 많아지는 모양새다.
3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에서는 지난해 11월 한 달간 415건(계약일 기준)의 아파트 매매 거래가 이뤄졌다. 규제를 피하려는 막차 수요가 몰렸던 10월(598건)보다 다소 감소했지만 예년 11월 거래량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전년 11월(275건) 대비로는 50.9% 급증했으며, 2021년(54건)과 2022년(52건)보다는 약 8배나 늘었다. 송파구뿐만 아니라 서울 전역에서 유사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15개 구의 작년 11월 아파트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는 강남·서초구 대비 가격 접근성이 좋고 대규모 준신축 단지가 몰려 있어 서울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미리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통한다. 이러한 송파구의 거래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본격적인 '거래절벽'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는 상반된 기류가 감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송파구 거래 증가를 이끈 것은 '15억원 미만·중소형' 아파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송파구 아파트 매매 415건 중 약 절반에 달하는 203건은 15억원 미만 거래였다. 전년 11월(118건)보다 15억원 미만 거래가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는 연이은 대출 제한과 가파른 집값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송파구 진입을 원하는 수요자들이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도 매수가 가능한 입지의 아파트나 소형 평형으로 눈을 돌린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11월 송파구 거래 중 182건은 전용면적 80㎡ 미만의 중소형 아파트였다. 전년 동월(102건)보다 80%가량 증가한 수치다.
실제 문정동에 위치한 문정시영 아파트는 작년 11월 한 달간 소형 평형인 전용 25~46㎡ 타입에서만 15건의 계약이 체결됐다. 이 아파트의 전용 46㎡ 시세는 10억원 수준이다. 거여동 거여1·4·5단지 역시 전용 39~59㎡ 타입에서 19건의 거래가 쏟아졌다. 잠실엘스 전용 59㎡는 작년 11월에 6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정부가 10·15 대책을 통해 시장의 과열된 분위기를 진정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매수 수요자 중 상당수는 매수를 단념하는 대신 '눈 낮추기'를 통해 규제에 적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이 본격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수 대기자들이 집값 상승세에도 추격매수에 나서는 분위기"라며 "강남 3구 중에서도 접근성이 그나마 높은 송파구 소형 평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출 규제 시행 전후의 시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송파구의 강세는 확인됐다. 부동산 실거래 데이터 플랫폼 집품이 10·15 대책 시행 전후 각각 77일간을 비교 분석한 결과 송파구는 규제 후 1025건이 거래되며 직전 기간(686건) 대비 거래량이 49.4% 급증했다.
[박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