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건수 집계
헬리오시티·그라시움 등
송파·강동 대단지에 몰려
강남·서초 대비 가격 낮아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 상위권을 잠실 파크리오, 헬리오시티, 고덕그라시움 등 송파·강동 대단지가 사실상 싹쓸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강남·서초 대비 가격 접근성이 높고, 특히 기존에도 규제 대상이었던 송파구는 서울 전역 규제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3일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를 집계한 결과 상위 10개 단지 가운데 9곳이 송파구와 강동구에 몰린 것으로 파악됐다. 송파·강동은 '강남 생활권'이면서도 상대적으로 가격 문턱이 낮고, 대단지·준신축 위주의 공급이 풍부한 곳이다.
거래량 1위는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파크리오로 300건이 넘는 매매가 이뤄졌고, 2위를 기록한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역시 거래량이 300건을 넘겼다. 1만가구에 육박하는 대단지 송파구 헬리오시티가 290건 안팎 손바뀜으로 뒤를 이었다.
4위부터 6위는 모두 강동구에 위치한 단지들이었다. 고덕지구 대단지인 고덕아르테온과 래미안힐스테이트 고덕 그리고 암사선사현대가 상위권에 줄줄이 포진했다. 리센츠와 엘스 등 잠실 주요 주거단지도 거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송파구가 '똘똘한 한 채'의 현실적인 최종 목적지로 부상했다고 분석한다. 강남권에서 평(3.3㎡)당 1억원 미만으로 진입 가능한 곳은 송파가 사실상 유일하다. 특히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제의 영향을 받게 되면서 기존 규제지역이었던 송파구는 반사이익을 보게 됐다는 분석이다. 강동 역시 송파와 한강·업무권·학군을 일부 공유하면서도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 실수요·투자 수요가 모두 몰리는 구조다.
재건축·정비사업 모멘텀 또한 매매를 자극했다. 송파에선 문정시영과 가락쌍용1차가 리모델링을, 올림픽훼미리와 가락우성1차가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강동에선 고덕지구 입주 완료 단지들이 '동부권 대장'으로 자리 잡으며 주변 시세를 이끌었다.
견고한 매매 수요는 시세에도 반영됐다. 12월 셋째 주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동향 기준 전국에서 연간 누적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송파구(20.13%)로 20%를 넘겼다. 강동구 역시 12%로 상위권에 포진했다.
실제 올해 초 22억~23억원대에 거래되던 파크리오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신고가인 31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박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