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아파트 12% 오를 동안
5대 광역시 0.5% 상승 그쳐
기타 지방은 0.12% 하락
2026년 주택시장이 대출 규제 강화, 매물 잠김, 신축 공급 감소가 겹치는 ‘3중 절벽’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왔다.
18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 시장은 ‘서울 강세-지방 정체’로 요약됐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년 말 대비 5.75% 상승해 2019년(4.17%)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서울은 1~12월(12월 12일 기준) 누적 12.17% 올라 연간 10% 이상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에 비해 경기·인천(2.05%), 5대 광역시(0.50%), 기타 지방(-0.12%)은 사실상 보합 또는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외에 세종(3.69%), 울산(3.00%), 경기(2.52%), 전북(1.26%), 부산(1.10%), 대구(0.36%) 등 7개 시·도가 상승했고 나머지 10개 지역은 하락했다고 밝혔다. 뚜렷한 상승 지역은 서울과 세종 정도였다.
서울 거래는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재지정 이슈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였다. 2월 토허제 해제 전까지는 거래와 가격이 완만했지만 3월엔 거래량과 가격 상승폭이 확대됐고, 6월엔 월간 거래량이 1만건을 넘기며 가격 급등세를 보였다.
이후 6.27 대책 발표 뒤 상승폭 둔화 조짐이 나타났고, 9.7 대책 이후 10월 상승폭은 1.61%로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10.15 대책으로 서울 25개구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토허제로 지정되면서 11월 거래량이 급감하고 상승폭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임대차 시장도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전세가격은 최근 상승 추세가 강화되고 있지만 월간 0.5% 이하의 변동률 범위에서 완만한 오름세를 보였다.
전세가격 움직임이 제한된 배경으로는 2024년 전세가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와 매매거래 증가에 따른 전세 수요 이탈이 지목됐다.
여기에 정부의 전세대출 규제로 전세 부담이 커진 수요가 월세로 급격히 이탈하면서 ‘전세의 월세화’가 빨라졌다.
2026년 시장 변수는 공급량
내년 최대 핵심 변수로는 공급 감소가 지목됐다.
2026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21만가구로 2025년 28만가구 대비 약 25% 감소한다. 이에 수도권은 통상 연 15만~20만가구 수준이 입주했지만 2026년엔 11만가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시도별로는 서울 입주가 2025년 4만2611가구에서 2026년 2만9161가구로 줄고, 인천(2만93가구→1만5161가구), 경남(2만2724가구→7682가구), 경북(1만1305가구→5286가구) 등도 감소 폭이 크다. 세종은 2026년 입주 예정 물량이 ‘0’으로 제시됐다.
대출 규제에 따른 ‘매물 잠김’도 변수로 꼽혔다. 6.27 대책과 10.15 대책 등으로 신규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기존 주택 소유자가 매도를 통해 다른 집으로 이동하기가 까다로워졌고, 신축 입주 감소와 구축 매물 잠김이 겹치면 거래 회전율이 떨어져 전월세 임대차 시장도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고 분석됐다.
보고서는 공사비 증가 여파로 분양가와 물가를 반영하는 실물 주택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6억원 한도 규제와 LTV 40% 규제가 더해지면서 분양시장도 계약금과 중도금 일부를 동원할 수 있는 수요층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기준금리는 동결 또는 인하 전망이 우세한 반면, 대출을 중심으로 한 규제는 강화될 가능성이 높고, 청약 조건은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면서 “현재 수요층은 당겨진 미래 수요층과도 경쟁하며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둘러싼 선점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