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앞 고층, 정부·與 반대속
세운상가 방문 주민의견 청취
"市·유산청·소유주 협의 추진"
각종 의혹엔 유튜브서 해명종묘와 세운4구역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세운재정비촉진지구를 직접 찾으며 정면돌파에 나섰다.
오세운 서울시장은 4일 오전 세운2구역에 해당하는 종로구 장사동 현장을 찾아 현재 낙후한 현장의 모습을 시찰했다. 이후 세운상가에서 지역 주민들과 주민간담회를 진행했다.
오 시장은 전날인 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오세훈TV'에서 세운4구역과 관련된 논란 해명에 나선 바 있다. 종묘와 세운4구역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적 문제로 번진 상황에서 이 문제에 적극 대응하는 것이 서울시 입장에서 불리할 것이 없다고 판단됐기에 오 시장이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정면돌파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간담회에서 오 시장은 "문화재도 중요하지만 한때 서울의 중심이었으나 현재 쇠락해가고 있는 종로구와 중구 등 서울 구도심을 그대로 둘 수는 없는 일"이라며 "국가유산과 지역의 발전을 함께 가능하게 하는 조화로운 방법을 정부와 서울시가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오 시장은 국가유산청과 서울시, 주민대표가 함께하는 3자 협의체, 혹은 전문가를 포함한 4자 협의체를 조성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이를 위한 협의가 서울시와 국가유산청 사이에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일각에서 유네스코로부터 세계유산평가를 받는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것에 대해서도 오 시장은 "매우 편향된 안을 절충안으로 제시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세운4구역은 유산보호구역 밖에 위치해 있고, 영향평가에 길게는 4~5년이 걸리는데 현재 세운4구역은 추가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한계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또 세운4구역 소유자들이 영향평가를 원하지 않는다면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는 점도 지적됐다.
주민간담회 이후 이어진 백브리핑에서 오 시장은 옥인시범아파트 용지의 현재와 과거 사진을 두고 세운재정비촉진지구에 생길 녹지 환경에 대해 설명했다. 종로구 옥인시범아파트는 수성동 계곡 인근에 1971년 지어졌다가 수성동 계곡 살리기의 일환으로 2007년 철거가 결정되고, 2011년 철거된 뒤 현재 녹지로 활용되고 있는 곳이다.
오 시장은 "종묘 앞에서 퇴계로까지 녹지축을 만든다고 하면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많아 이곳(다시세운광장)과 옥인시범아파트를 보여드리게 됐다"며 "서울시에서 15년 전에 이미 만들어낸 변화가 앞으로 종로구와 중구에서도 이뤄지면서 종묘를 더욱 돋보이게 할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이날 진행한 주민간담회의 소감에 대해 묻자 오 시장은 "개발사업을 진행하면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이 반대 입장을 내면서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은데, 세운상가 상인분들이 녹지를 만드는 서울시 비전에 공감해주시는 것에서 굉장한 희망을 발견했다"며 "순차적으로 계획하던 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해도 동력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