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 5.7억
대출규제·실거주의무 겹치며
3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껑충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7개월째 연속 상승하며 3년만에 최고값을 경신했다. 대출 강화와 실거주 의무 등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 따른 임대 물량 감소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3일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중위전세가격은 평균 5억7333만원으로, 이는 전월(5억6833만원)보다 503만원 오른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기간(5억4667만원)과 비교하면 4.9%(2666만원) 상승했다. 이는 2022년 11월(5억7667만원)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다.
중위가격은 아파트 전세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가운데에 위치한 값이다. 평균가격보다 고가·저가 아파트 거래 비율에 영향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지난 3월까지 보합 수준이었으나 4월부터 오름세로 돌아섰다. 이 추세대로라면 이른 기간 내 6억원 이하 전세를 찾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중위 전세가격 상승은 한강 이남 지역의 11개구 아파트 단지들이 견인했다. 지난달 강남 11개구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6억5167만원으로, 전월(6억4833만원)과 비교해 334만원 상승했다.
전년 동기(6억1833만원) 대비로는 5.4%(3334만원) 치솟았다. 지난 3월(6억2417만원) 이후 7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서울 전세수급지수도 4년 만 최고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도 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KB부동산이 조사한 전월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57.7로 전달(154.2)보다 3.5포인트 올라 2021년 10월(162.2)이후 가장 높다. 전세수급지수(0~200)는 100을 기준으로 클수록 ‘공급 부족’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전세 매물을 구하기가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서울에서 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데다가 ‘6·27 대책’으로 수도권 전세퇴거자금대출 한도가 1억원으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남부 12곳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불가능해 전세 물건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전문가는 “신규 입주 물량 부족 현상에 더해 주담대 대출 규제로 주택 매입도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린 기존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집에 머물려고 하는 전세 안주 수요가 있을 수 있다”고 진단하며 “여기에 전셋값까지 치솟고 있어 반전세와 월세로 전환 움직임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