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 50.2%
성동·동작·광진 등 낙찰가율 100% 넘기기도
“실입주 의무 없어 매수자들 관심 높아”
서울 아파트값이 무섭게 치솟자 경매 시장까지 온기가 번지는 모양새다. 상급지 위주로 1회차 첫 경매에서 수십명의 응찰자가 몰리면서다.
29일 부동산 경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서울동부지방법원 경매1계에는 총 5건의 아파트가 경매에 부쳐진 결과 송파구 오금동의 위반건축물 1건을 제외하고 성동구의 아파트 4건이 모두 1회차 경매에서 감정가 이상 고가 낙찰되는 일이 벌어졌다.
일례로 성동구 하왕십리동 텐즈힐 아파트 전용면적 60㎡는 감정가가 12억3000만원이지만 첫 경매에서 20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감정가의 125%인 15억3190만원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의 호가가 최근 18억5000만원까지 치솟자 낙찰자가 감정가보다 3억원이나 비싼 값을 써낸 것으로 풀이된다.
역시 같은 날 서울 성동구 금호동4가 대우아파트 전용 115㎡는 4명이 경쟁해 감정가 17억2800만원의 111%인 19억2000만원 선에 낙찰됐고, 같은 아파트 전용 85㎡는 감정가(13억6000만원)의 104%인 14억2107만700원에 거래됐다.
성동구 응봉동 대림강변타운 전용 84㎡는 총 15명이 응찰해 감정가 14억3600만원의 113%인 16억2111만원 팔리기도 했다.
성동구의 경우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 호재로 해당 지역 재개발 지분과 인근 아파트값이 크게 뛰면서 전역으로 불길이 번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 밖에 동작구 상도동 상도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전용 84.8㎡는 이달 18일 2회차 경매에서 무려 39명이 경쟁해 감정가(11억9000만원)이 113.8%인 13억5432만원에 팔렸다.
지난 8일에는 광진구 자양동 성원아파트 전용 59㎡가 첫 경매에서 10명이 몰린 가운데 감정가(9억5200만원)의 112%인 10억63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매수자 관심 높아지는 ‘비규제 지역’ 성동·마포·동작·광진
성동·마포·동작·광진구는 모두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이지 않은 비규제 지역이다. 경매로 나온 주택은 원칙적으로 토지거래허가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6·27 대출 규제와 달리 2년간 거주 의무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수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법원경매정보회사 지지옥션 지지옥션 집계 결과 용산구(106.7%)와 성동구(104.4%), 마포구(103.3%) 등 마용성 지역은 이달 들어 구별 평균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지난 26일까지 진행된 9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은 50.2%를 기록했다. 총 209건이 경매에 부쳐져 절반이 넘는 105건이 낙찰된 결과다.
서울 아파트 낙찰률이 50%를 넘은 것은 지난 2022년 6월(56.1%) 이후 3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한강벨트의 경매 열기가 최근 동대문구를 비롯한 강북지역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라며 “이들 지역은 앞으로 토허구역으로 지정되면 거래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고, 주담대를 피하면 실입주 의무도 없어 경매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