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시니어 돌봄을 위한 로봇 사업을 본격화한다. 로봇이 어르신들을 위한 ‘말벗’이 되고, 복약 알림을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 삼성물산은 먼저 래미안 원베일리, 원펜타스 등 래미안 브랜드 아파트에서 로봇 시범사업에 나선 뒤 점차 사업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8일 시니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아파트 내부에서 시니어 돌봄이 가능한 지능형 컴패니언(Companion·동반자) 로봇을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컴패니언 로봇 ‘볼리’ 출시를 예고한 데 이어 삼성물산은 시니어에게 특화된 컴패니언 로봇을 내놓는 것이다.
이 로봇은 바퀴로 굴러가는 몸통형 로봇 형태로 전해졌다. 어르신이 보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큰 화면을 갖추고 있으며, 비전문가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편리한 인터페이스(UI)를 구현했다. 시니어 돌봄 로봇의 명칭을 두고 막판 내부 검토가 진행 중이다.
시니어 돌봄 로봇은 AI와 사물인터넷(IoT)를 활용해 건강과 생활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복약 알림을 비롯해 음성 인식 제어, 어르신 말동무 기능 등이 탑재될 예정이다. 설정한 복약 시간이 도래하면 “약 먹을 시간이에요”라고 로봇이 알려주는 식이다. “불 꺼줘” “불 켜줘”라고 얘기하면 음성 인식을 통해 로봇이 아파트 조명을 끄거나 켜기도 한다.
삼성물산이 주택에 로봇을 도입해 주거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기존에 아파트 단지 내 로봇을 활용한 배송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에는 시니어 입주민을 위한 케어 로봇을 처음 선보인다.
삼성물산은 생활 밀착형 로봇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인 ‘로보케어’와의 협업을 통해 이 같은 성과를 만들어냈다. 로보케어는 신경과 전문의와 콘텐츠 공동 개발을 통해 치매 위험이 있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뇌 기능 활성화 콘텐츠도 만들고 있는 기업이다.
삼성물산은 우선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하이엔드 단지인 래미안 원베일리, 원펜타스에 시니어 컴패니언 로봇을 시범운영한 뒤 개선 사항을 도출해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차세대 주거 플랫폼 ‘홈닉’을 통해 원베일리 내 60세 이상 시니어 입주민을 대상으로 지난 6일부터 시니어 케어 로봇 체험단 신청을 받고 있다. 원베일리 외에도 원펜타스를 비롯해 프리미엄 시니어 주거시설인 삼성노블카운티에 거주하는 시니어를 대상으로도 실증을 진행한다.
삼성물산은 연령대, 성별 등을 고려해 체험단 규모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체험단으로 선정된 시니어 가구는 연말까지 해당 컴패니언 로봇을 자유롭게 가구 내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후 삼성물산은 고객의 목소리(VOC)와 인터뷰 등을 통해 개선 사항, 사용 효과 등 피드백을 받은 뒤 로봇 서비스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로봇 서비스의 실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본격 상용화에 앞서 체험단을 통해 개선 필요 사항을 도출할 예정”이라며 “기존 건설업의 경계를 넘어 공간 내 사용자에게 혁신적 경험을 제공하고자 정보기술(IT) 기반의 신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물산은 로봇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상용화해 시장에 선보인 바 있다. 지난해엔 국내 최초로 ‘도어투도어(Door-to-Door)’ 로봇 배송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를 통해 외부 상가, 식당, 지하주차장으로부터 층별 가구 앞까지 로봇을 통한 음식, 짐 배송이 가능해졌다.
그 밖에 삼성물산은 래미안 헤스티지를 통해 시니어 입주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 강좌와 취미 활동도 제공한다. 최근엔 원베일리 시니어 입주민을 대상으로 퍼스널컬러 메이크업, 사케 시음회, 여행 드로잉, 차 명상, 근력운동 처방 등의 활동을 성황리에 진행했다.
향후 삼성물산은 우수 스타트업을 발굴해 로봇과 같은 혁신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올 들어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인 2025 퓨처스케이프를 통해 우수 스타트업을 발굴해 혁신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실제 사업 실증을 진행하는 실증 트랙 및 높은 잠재력을 가진 초기 스타트업과 협업 모델을 공동 개발하는 미래 트랙에 총 280여 곳의 기업이 지원해 12곳이 최종 선발됐다. 삼성물산은 이들이 제안한 협업 모델이 실제 비즈니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업 모델 검증 등 협의를 이어 가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