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중심으로 ‘초고가 월세 시대’가 빠르게 문을 열면서 월세 거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500만원 이상의 월세 거래도 잇따라 나오며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세사기 여파가 꺾이지 않은 데 이어 대출 규제 강화까지 겹치면서 월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다.
2일 국토교통부 ‘4월 주택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60.4%로 집계됐다. 10가구 중 6가구는 월세 거래인 셈이다.
특히 월세 선호 현상은 수도권에서 두드러진 모습이다. 수도권 월세 비중은 59.3%, 서울은 63.6%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전년(60.8%) 대비 2.8%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전국 아파트 월세 비중도 지난해 43.4%에서 올해 44.5%로 증가했다.
500만원 이상의 월세 거래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 국토부 실거래가를 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서울 아파트 500만원 이상 월세 거래는 366건에 달한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면적 84㎡는 지난 5월 보증금 8억원, 월세 6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앞서 2월에는 동일 면적이 보증금 2억원, 월세 8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월세 1000만원 이상의 초고가 거래도 잇따르고 있다. 성동구 ‘서울숲트리마제’ 전용 84㎡는 지난달 16일 보증금 1억원, 월세 1100만원이 계약이 체결됐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달 대선 이후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질 경우 전세의 월세화가 더 가팔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에 따라 은행 정기 예금보다 월세를 통해 재테크에 나서는 이들이 많아질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