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 경매에서 응찰자의 단순 실수로 시세의 10배가 넘는 33억 원대 낙찰이 이뤄지는 일이 벌어졌다. 경매 참가자가 입찰표에 ‘0’을 하나 더 적어 입찰보증금 약 3000만원을 날릴 위기에 처한 것이다.
1일 부동산·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수원시 영통구 ‘신나무실신성신안쌍용진흥아파트’ 전용 80㎡ 경매 물건이 33억8459만원에 낙찰됐다. 해당 단지의 최저입찰가는 2억9610만원, 감정가는 4억230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낙찰가는 최저입찰가의 11배,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은 무려 800%를 넘긴 수준이다.
해당 단지는 1997년 입주한 29년차 노후 단지로 최근 실거래가는 3억~4억원에 형성됐다. 인근 역세권 입지와 리모델링 호재가 있지만 33억원대 낙찰가는 시세의 10배에 달한다.
이번 경매에는 총 22명이 참여했으며 2위 응찰자는 3억6100만원을 써내 1위와 30억원이 넘는 차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1위 응찰자가 3억3845만원을 쓰려다 ‘0’을 하나 더 적는 바람에 33억8459만원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법상 단순 입찰표 작성 실수는 매각 불허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즉 낙찰자는 정해진 기한 내에 잔금을 모두 납부해야 하는 셈이다.
만약 잔금을 치르지 못하거나 계약을 포기하면 이미 낸 입찰보증금 2916만원(최저입찰가의 10%)을 돌려받지 못한다.
지난 2021년에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삼성청담’ 전용면적 86㎡가 감정가 12억6000만원에 나온 바 있다. 한 응찰자가 입찰표에 12억6000만원을 쓰려다 실수로 126억원을 써내 낙찰가율 1000%에 낙찰된 것이다.
낙찰자는 입찰보증금으로 낸 감정가의 10%인 1억2600만원을 날리고 매수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