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여파가 여전한 가운데 고금리로 인한 대출 부담까지 가중되자 월셋집을 찾는 임차인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전세매물까지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 임대차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30일 부동산플래닛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에서 체결된 연립·다세대주택 임대차 계약 10건 중 6건은 월세였다. 전 분기 대비 전체 임대차 거래량은 0.3% 줄었는데 전세 거래량은 1.3%나 줄었다.
전세 월세화는 단계별로 진행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 1분기 월세 계약 구성비를 뜯어보면 준월세(54%) 비율이 가장 높았고 준전세(37.3%) 순수 월세(8.7%)가 뒤를 이었다. 지난 분기대비 변동률도 준월세(2%) 순수 월세(0.2%) 준전세(-1.9%) 순으로 높았다.
준월세는 보증금이 월세 12개월치 이상~240개월치 이하인 계약을 말한다. 순수 월세는 보증금이 월세 12개월치 미만, 준전세는 보증금이 월세 240개월치 초과인 계약이다.
업계는 전셋 감소는 서민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주거비 총액을 비교하면 여전히 전세가 월세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 월세 가구가 전세 가구보다 소비 지출 구조가 열악하다는 학계의 분석도 있다. 월세 가구 소비 지출에서 주거비와 수도 광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5.3%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토지주택연구원의 ‘사회경제적 변화를 고려한 주택 수요 분석 연구’를 보면 2006~2022년 주거 면적 증가에 따른 소득 증가율은 주택가격 상승 대비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거 선택 시 매매보다는 전세를 찾고 전세가 여의치 않으면 월세를 찾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성진 부땡톡 대표는 “월세 선호현상은 임차이 좋은 전셋집을 구하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봐야 한다”면서 “매달 생활비의 상당한 부분을 월세로 지불해야 하는 서민 입장에서 종잣돈 모으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