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분기 연속 증가·3년만에 최대폭
한은 “수도권 중심 주택거래 증가 영향”
9월 스트레스DSR 시행 이후 증가세는 둔화
올해 3분기(7∼9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구입) 열기가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전체 가계 빚이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고 금융당국도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9월부터 시행했지만, 가계 빚 억제 효과는 4분기에나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은행의 ‘올해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 자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13조8000억원이다. 2분기 말(1895조8000억원) 대비 18조원 늘어나면서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래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부채’를 말한다. 국내 가계신용은 통화 긴축 속에서도 지난해 2분기(+8조2000억원)·3분기(+17조1000억원)·4분기(+7조원) 계속 늘다가 올해 1분기 들어서야 3조1000억원 줄었다. 그러나, 곧 반등해 두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증가 폭도 2분기(+13조4000억원)보다 3분기(+18조원)에 더 커졌다. 2021년 3분기(+35조원) 이후 3년 만에 최대 기록이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3분기 말 잔액이 1795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1779조8000억원)보다 16조원 늘었다. 이 역시 2021년 3분기(+34조8000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1112조1000억원)이 19조4000억원 급증했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잔액 683조7000억원)은 3조4000억원 줄어 열두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신용 증가 배경에 대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도권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4분기 5만3000가구에서 올해 1분기 5만9000가구로 늘었고, 2분기와 3분기 각 8만3000가구, 9만6000가구로 뛰었다.
다만 대출 증가세는 둔화되는 추세다.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 등 거시 건전성 정책과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에 들어간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수도권 주택 거래 증가 속도가 더뎌지고 있고, 주택거래에 1∼3개월 후행하는 주택담보대출의 특성을 고려할 때 당분간 대출 증가세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