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대상 48명 중 징역형 4명 불과
유죄 판결 10명 중 6명 벌금형
이연희 “국민 눈높이 맞지 않는 결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3기 신도시 땅 투기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3년 반이 지난 가운데, 수사 대상 임직원의 40% 가까이는 아직 최종 판결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땅 투기 의혹으로 수사를 받은 LH 임직원은 50명이 가깝지만, 징역형 처벌을 받은 대상은 4명에 불과했다.
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LH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3월 LH 임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경기 광명·시흥 등 3기 신도시 지역에서 땅 투기를 벌인 사건과 관련해 수사기관 수사를 받은 임직원은 총 4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기준 수사가 종결되거나 재판이 완료된 임직원은 30명이다. 이 가운데 18명에 대한 재판은 아직 진행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직 재판이 마무리되지 않은 18명 중 일부는 형법상 업무방해·부정처사후수뢰 혐의도 받고 있다. 유죄가 확정된다면 징역형 이상 선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다만, 18명 중 3심이 진행 중인 임직원은 2명에 불과해 이 사건이 완전히 마무리되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이 완료된 30명 중 20명에 대해서는 무혐의가 확정됐다. 더욱이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10명 중 6명은 농지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는 데 그쳤다.
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 받은 임직원은 4명에 불과하다. 이들은 현재 해임 또는 직권면직된 상태다.
전 부장대우 A씨는 2017년 3월 LH 광명·시흥 사업본부에서 도시개발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취득한 정보를 활용해 지인들과 함께 광명시 노온사동 일대 4개 필지(1만7000여㎡)를 25억원에 사들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1심 무죄가 2심에서 징역 2년 실형으로 바뀌었고, 지난해 8월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이 의원은 “LH 신도시 땅 투기 사건은 LH 신뢰를 심각하게 떨어뜨리고 국민적 분노를 초래한 사건이지만 수사·재판 결과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LH는 해당 임직원들의 처벌 결과와 별도로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전사적 차원의 뼈를 깎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