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올라도…새집 가뭄에 뜨거운 청약

연규욱 기자(Qyon@mk.co.kr)

2024-08-06 17:34



분양가상한제 청약 과열 검단
고분양가에도 접수 건수 2배
'시세차익 5억' 도곡 레벤투스
'10억 로또' 반포보다 경쟁률↑







주택 공급 부족 우려에 따른 신축 아파트 선점 수요가 청약 열기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 청약에 이번주에도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로또 분양'의 대명사가 된 강남에서는 특별공급이 20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인천검단과 고양장항 등 공공택지에서도 이전보다 많은 청약통장이 접수되고 있다. 검단의 경우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지 않은 분양가로 공급됐는데도 올해 최다 접수 건수를 기록했다.

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서 분양 중인 '래미안 레벤투스'(도곡삼호아파트 재건축)는 전날 특공 청약에서 62가구 모집에 1만2092건이 접수됐다. 평균 경쟁률 195대1로, 특공 기준으로 올해 세 번째로 높은 경쟁률이다. 올해 최고 경쟁률은 지난주 분양한 '래미안 원펜타스'(353.5대1), 2위는 지난 6월 공급된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263대1)다. 래미안 레벤투스는 총 308가구로 소규모 단지이지만 입지적 장점과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4억~5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이 기대돼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훨씬 더 큰 시세차익이 점쳐졌던 '메이플 자이'(신반포4지구 재건축)보다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지난 1월 올해 첫 '강남 로또 분양'으로 출발한 메이플 자이는 당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10억원가량 저렴했는데, 특공 81가구에 1만18명이 신청했다. 이번 래미안 레벤투스는 예상되는 시세차익이 그 절반에 불과했으나, 더 많은 청약 대기자가 몰려든 것이다.






이런 현상은 수도권 단지들에서도 발생했다. 같은 날 청약을 접수한 '검단 아테라 자이'는 올해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서 네 번째로 공급되는 아파트다. 검단 AB21-1블록에 속해 검단에서 입지적 가치가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설 예정인 인천 1호선 연장선 103역(가칭)이 도보권이지만, '검단 중흥S-클래스 에듀파크'(AB20-2블록·1월 분양)나 '제일풍경채 검단3차(AB20-1블록·1월 본청약)'보다 역과 거리가 멀고, 지난 3월 분양한 'e편한세상 검단 에코비스타'(AA29블록)는 103역뿐 아니라 인천 2호선 마전역도 이용할 수 있다.

반면 분양가는 가장 비쌌다. 전용면적 84㎡ 최고가가 5억6100만원으로, 앞서 분양한 검단 아파트보다 4000만~6000만원가량 더 높았다. 심지어 인근 신축급 단지인 '검단 대광로제비앙 센트럴포레'(2022년 준공)의 최근 실거래가(4억6500만원)보다 비싸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게 맞는지 의심받을 정도였다. 그런데도 앞선 분양보다 청약에 훨씬 더 많은 인원이 몰려들었다. 특공 409가구에 1758건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 4.3대1을 기록했다. 제일풍경채 검단3차(902건)보다 2배가량 많았고, 가장 최근 분양한 e편한세상 검단 에코비스타(230건)보다는 8배 가까이 많았다.

고양장항지구 마지막 민간 분양 아파트인 '고양 장항 아테라'도 앞서 분양한 단지들보다 경쟁률이 치솟았다. 고양 장항 아테라는 특공 495가구에 2308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5.1대1을 기록했다. 지난 7월 '고양 장항 카이브 유보라'는 3.9대1(507가구에 1959건 신청), 지난해 12월 '고양 장항 제일풍경채'는 1.1대1(710가구에 763건 신청)을 기록한 바 있어 이들 단지의 접수 건수와 경쟁률을 모두 넘겼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공사비 급등에 따른 분양가 인상과 정비사업 부진으로 인한 신축 공급 부족 우려가 확대하면서 강남과 수도권 공공택지 등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들에 대한 청약 쏠림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규욱 기자]




분야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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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10억원대 분양가에 인기 폭발 10억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무순위 청약에 12만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렸다. 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2일 이틀간 진행된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무순위 청약 3가구 모집에 12만5934명이 신청했다. 전용면적 84㎡A타입 2가구 모집에 7만6443명이, 전용 84㎡D타입 1가구 모집엔 4만9491명이 뛰어들었다. 이번 무순위 청약은 2019년 당시 청약 과정에서 위법 사항이 확인되며 계약이 취소돼 진행됐다. 무순위 청약의 분양가는 2019년과 같은 10억원대다. 지난 10월 같은 평형이 19억5000만원에 거래된 점을 보면 당첨 시 10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 이 단지는 최초 당첨자 발표일(2019년 8월 2일) 기준으로 전매제한 기간이 이미 끝났다. 상업지역 내 위치한 주상복합 단지로, 전용 84㎡ 주택의 대지 지분이 15㎡ 미만이어서 현행 규정상 토지거래허가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지 않아 ‘갭투자’가 가능한 셈이다. 다만 이번 무순위 청약에 당첨됐다면, 재당첨 제한은 10년으로 현행 규제를 적용받는다. 당첨자는 5일 발표된다. 계약은 12월 15~22일까지 진행되며, 계약금으로 분양가의 10%를 납부해야 한다. 중도금 60%는 내년 1월 12일까지, 잔금 30%는 2월 9일까지 납부하면 된다. 롯데캐슬 SKY-L65는 청량리4구역 재개발로 들어선 주상복합 단지로, 지하 7층~지상 65층, 4개동, 총 1425가구 규모로 조성됐다. 청량리역 초역세권 입지에 위치해 교통이 뛰어나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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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아파트 경매 ‘불장’실거주 의무 없어 갭투자 가능토허제 회피수요, 경매로 몰려통상 시세보다 낮았던 낙찰가10·15 대책후 잇단 반전 사례시장가격 왜곡하는 경매 과열매매가 밀어올리는 부작용도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제(토허제) 대상으로 지정된 이후 아파트 경매에서 낙찰가가 기존 최고 매매가격을 넘어서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통상 경매 낙찰가는 매매가보다 낮게 형성되지만 토허제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점이 부각되며 규제 회피 수요가 경매 시장으로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0월 15일 이후 진행된 서울 아파트 경매에서 기존 신고가를 넘어선 낙찰이 12건 확인됐다. 지난달 19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경매에 나온 목동 ‘현대하이페리온’ 전용면적 157㎡는 유찰 없이 첫 회차에 낙찰됐다. 낙찰자는 감정가보다 9.6% 높은 38억8999만원을 써내며 이 물건을 잡았다. 이는 기존 동일평형 매매 최고가(34억6000만원)보다도 약 4억 3000만원 높은 가격이다. 같은 날 진행된 ‘영등포푸르지오’ 전용 79㎡ 경매에서도 기존 매매 최고가인 13억9500만원보다 높은 가격을 써낸 입찰자가 나타났다. 이 입찰자는 감정가(12억3500만원) 대비로는 13.4%나 높은 14억50만원을 써내며 낙찰받았다. 이 물건도 유찰 없이 첫 회차에 주인을 찾았다. 닷새 뒤에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경매에서는 성동구 금호동 금호두산아파트 전용 59㎡가 매매 최고가(12억7000만원)를 6000만원 이상 웃도는 13억3750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만 40명이 몰린 이 물건은 감정가(8억3500) 대비로는 60.2%나 높은 가격에 주인을 찾았다. 이날 강동구 고덕동 아남아파트 전용 84㎡ 역시 감정가 대비 18.7% 높은 13억8929만원에 낙찰되며 매매 최고가(13억5000만원)를 넘는 가격이 경매 시장에서 등장했다. 이밖에도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서초구 양재동 우성아파트와 송파구 가락동 가락쌍용2차, 강동구 암사동 한솔솔파크더리버, 성동구 마장동 대성유니드 등이 기존 매매 최고가격보다 높은 금액에 낙찰됐다. 일반적으로 경매 낙찰가는 시세보다 낮게 형성된다. 일반 매매시장에서 매수하는 것보다 시간과 비용이 더 들고 위험 요소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명도 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권리분석을 잘못해 선순위 임차인이 나타나는 등 예상치 못했던 손실이 발생하기도 한다. 경매로 집을 사려면 감정가의 80% 선에서 낙찰 받아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투자 지침도 있다. 그런데도 낙찰가가 매매 가격을 뛰어넘는 것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를 피한 수요가 경매 시장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토허제 대상으로 지정된 아파트는 거래시 기초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2년간의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며 계약 당사자는 토지이용계획서, 자금조달계획서 등의 자료를 제출해 실거주용임을 증명해야 한다. 세를 주고 매수하는 갭투자 목적의 매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경매에서 낙찰받은 물건은 토허제 대상에서 제외돼 이 같은 절차와 요건이 모두 면제된다. 주택담보대출 격인 경락잔금대출(6억원 한도)을 적용받지 않으면 6개월 내 실거주 의무도 피할 수 있어 갭투자도 가능하다. 또 최근 이어진 집값 상승세로 인해 감정가가 할인돼 보이는 효과도 있다. 경매 감정가는 통상 매각기일 기준 약 6개월 이전 시세를 기준으로 책정되기 때문이다. 감정가 대비 수억 원 높은 가격을 써내도 ‘현재 시세 대비 저평가’라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렇게 규제를 피해 몰린 가수요가 끌어올린 경매 낙찰가가 주변 매매 시장에 ‘새로운 가격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경매를 통해 매매가보다 높게 거래된 사례가 발생하면, 인근 매물 소유자들은 호가를 올리는 근거로 삼을 수 있다. 이는 결국 매매가 상승을 부추기고, 정부의 규제 정책 효과를 반감시키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경매는 보통 최저 입찰가의 10%를 보증금으로 내야 하고 낙찰을 받으면 한 달 이내에 잔금까지 치러야 해서 현금 여력이 충분한 수요자에게 유리하다”며 “경매가 자산가들의 갭투자 통로로 작용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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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도호가 130억~140억대시세차익 20억 훌쩍 넘을 듯고급주택 가격 1년새 25% 쑥서울, 도쿄에 이어 상승률 2위 주택 경매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최근에는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고급주택이 100억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 낙찰됐다. 정부가 각종 규제로 서울 매매시장을 '꽁꽁' 묶고 있지만 유동성과 현금부자들이 넘쳐 나는 상황에서 공급까지 제한된 고급주택의 희소성이 부각된 결과라는 평가다. 경·공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면적 206㎡(76평) 물건이 115억9900만원에 낙찰됐다. 이는 국내 공동주택 경매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낙찰가다. 최고가 기록은 지난 5월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 삼성' 269㎡가 경매에서 130억4352만원에 낙찰된 사례다. 이번 경매 물건은 신명주 전 대한사격연맹 회장(명주병원 병원장)이 소유했던 아파트로, 신 전 회장은 이 주택을 2021년 41억1000만원에 매입했다. 당시와 비교하면 가격이 세 배 가까이 올랐다. 나인원한남은 방탄소년단(BTS) 지민과 RM, 주요 그룹 총수 일가 등이 거주하며 국내 최고급 주거지로 꼽히는 단지다. 전용 273㎡가 250억원에 손바뀜해 올해 공동주택 최고가를 기록했고, 지난 7월에는 전용 206㎡에서 보증금 77억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되기도 했다. 이번 경매는 감정가(115억원)보다 약 0.9%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입찰보증금만 감정가의 10%인 11억5000만원이었지만 단독 응찰자가 나타나 유찰 없이 첫 회차에 주인을 찾았다. 경매는 지난해 12월 감정가가 책정되며 시작됐다. 그러나 7월로 예정됐던 1차 매각기일이 변경되면서 실제 경매는 11월로 미뤄졌다. 그사이 나인원한남 시세가 상승하며 시세차익은 20억원 수준으로 커졌다. 실제 나인원한남 전용 206㎡는 올해 4월 130억원 신고가를 기록했고, 현재 시장에는 같은 평형의 매도 호가가 130억~140억원에 형성돼 있다. 통상 초고가 단지 경매는 응찰자가 등장하기 어려워 유찰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물건은 시세차익이 상당한 데다 최근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공급이 제한적인 고급 주거 단지라 매각이 성사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실제 서울에 위치한 고급주택 가격은 최근 1년 새 25% 넘게 오르며 세계 주요 도시 중 상승률 2위를 기록했다. 영국 부동산 정보업체 나이트프랭크가 최근 발간한 '프라임 글로벌 도시 지수' 보고서에서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서울 고급주택 가격은 12개월 전보다 25.2% 상승했다. 최근 1년 사이 고급주택 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도시는 일본 도쿄로, 상승률이 59.9%에 달했다. 특히 도쿄 고급주택은 올해 3분기에만 30.2% 상승했다. [박재영 기자]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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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아파트 경매 '불장'실거주 의무 없어 갭투자 가능토허제 회피수요, 경매로 몰려통상 시세보다 낮았던 낙찰가10·15 대책후 잇단 반전 사례시장가격 왜곡하는 경매 과열매매가 밀어올리는 부작용도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대상으로 지정된 이후 아파트 경매에서 낙찰가가 기존 최고 매매가격을 넘어서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통상 경매 낙찰가격은 매매가보다 낮게 형성되지만 토허제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점이 부각되며 규제 회피 수요가 경매시장으로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0월 15일 이후 진행된 서울 아파트 경매에서 기존 신고가를 넘어선 낙찰이 12건 확인됐다. 지난달 19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경매에 나온 목동 '현대하이페리온' 전용면적 157㎡는 유찰 없이 첫 회차에 낙찰됐다. 낙찰자는 감정가보다 9.6% 높은 38억8999만원을 써내며 이 물건을 잡았다. 이는 기존 동일 평형 매매 최고가(34억6000만원)보다도 약 4억3000만원 높은 가격이다. 같은 날 진행된 '영등포푸르지오' 전용 79㎡ 경매에서도 기존 매매 최고가인 13억9500만원보다 높은 가격을 써낸 입찰자가 나타났다. 이 입찰자는 감정가(12억3500만원) 대비로는 13.4%나 높은 14억50만원을 써내며 낙찰받았다. 이 물건도 유찰 없이 첫 회차에 주인을 찾았다. 닷새 뒤에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경매에서는 성동구 금호동 금호두산아파트 전용 59㎡가 매매 최고가(12억7000만원)를 6000만원 이상 웃도는 13억3750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만 40명이 몰린 이 물건은 감정가(8억3500만원) 대비로는 60.2%나 높은 가격에 주인을 찾았다. 이날 강동구 고덕동 아남아파트 전용 84㎡ 역시 감정가 대비 18.7% 높은 13억8929만원에 낙찰되며 매매 최고가(13억5000만원)를 넘는 가격이 경매시장에서 등장했다. 이 밖에도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서초구 양재동 우성아파트와 송파구 가락동 가락쌍용2차, 강동구 암사동 한솔솔파크더리버, 성동구 마장동 대성유니드 등이 기존 매매 최고가보다 높은 금액에 낙찰됐다. 일반적으로 경매 낙찰가는 시세보다 낮게 형성된다. 일반 매매시장에서 매수하는 것보다 시간과 비용이 더 들고 위험 요소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명도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권리분석을 잘못해 선순위 임차인이 나타나는 등 예상하지 못했던 손실이 발생하기도 한다. 경매로 집을 사려면 감정가의 80% 선에서 낙찰받아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투자 지침도 있다. 그런데도 낙찰가가 매매가를 뛰어넘는 것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피한 수요가 경매시장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토허제 대상으로 지정된 아파트는 거래 시 기초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며 계약 당사자는 토지이용계획서, 자금조달계획서 등의 자료를 제출해 실거주용임을 증명해야 한다. 세를 주고 매수하는 갭투자 목적의 매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경매에서 낙찰받은 물건은 토허제 대상에서 제외돼 이 같은 절차와 요건이 모두 면제된다. 주택담보대출 격인 경락잔금대출(6억원 한도)을 적용받지 않으면 6개월 내 실거주 의무도 피할 수 있어 갭투자도 가능하다. 또 최근 이어진 집값 상승세로 인해 감정가가 할인돼 보이는 효과도 있다. 경매 감정가는 통상 매각기일 기준 약 6개월 이전 시세를 기준으로 책정되기 때문이다. 감정가 대비 수억 원 높은 가격을 써내도 '현재 시세 대비 저평가'라고 판단하는 투자자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렇게 규제를 피해 몰린 가수요가 끌어올린 경매 낙찰가가 주변 매매시장에 '새로운 가격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경매를 통해 매매가보다 높게 거래된 사례가 발생하면 인근 매물 소유자들은 호가를 올리는 근거로 삼을 수 있다. 이는 결국 매매가 상승을 부추기고, 정부의 규제 정책 효과를 반감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경매는 보통 최저 입찰가의 10%를 보증금으로 내야 하고 낙찰을 받으면 한 달 이내에 잔금까지 치러야 해서 현금 여력이 충분한 수요자에게 유리하다"며 "경매가 자산가들의 갭투자 통로로 작용하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 압력이 더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영 기자]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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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서구 염창동 '덕수연립' 한국토지주택공사(LH) 참여형 가로주택 정비사업이 서울 지역 최초로 준공돼 입주를 시작했다. 3일 LH는 덕수연립이 LH 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의 서울 지역 첫 준공 사례로, 2021년 조합이 설립된 후 5년 만에 준공까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기존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조합 설립부터 주택 준공까지 대략 15년이 소요되는데, 이번 가로주택 정비사업은 5년이 소요된 것이다. LH 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노후·불량건축물이 밀집한 가로구역에서 종전의 가로를 유지하면서 소규모로 주거 환경을 정비하는 사업이다. [위지혜 기자] 관련기사

  9. 9

    제21회 토목건축기술대상현대건설 용인죽전 데이터센터수도권 남부 AI허브 시설 평가BS한양 해창만 수상 태양광자재 국산화 기술자립 달성보미건설 우즈베크 파이낸스센터중앙亞 개발·시공·운영 첫 성과 제21회 대한민국 토목건축 기술대상에서 신재생에너지 기반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등 디지털 산업 수요를 뒷받침하는 시설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업계 전반에 확산되는 신재생 전환과 인공지능(AI) 확장 기조가 수상 결과에도 반영됐다. 시상식은 오는 11일 열린다. 건축 부문 대상은 현대건설의 '용인 죽전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가 받았다. IT로드 64메가와트(㎿)와 수전 용량 100㎿의 초대형 전력 인프라로 16만~20만가구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통신사업자에 종속되지 않는 망중립 구조를 적용해 글로벌 트래픽 수요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하며 판교권과 인접한 입지 특성상 수도권 남부 디지털 허브로 성장할 여건을 갖춘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고효율 냉방 기술과 실시간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효율지표(PUE) 1.3 수준을 달성한 친환경 인프라라는 점도 대상 선정의 근거가 됐다. 토목 부문 대상은 BS한양의 '해창만 수상 태양광 발전소'가 선정됐다. 전남 고흥군 해창만 담수호 약 25만평 수면 위에 패널 20만여 개를 설치한 신재생 발전 시설로 발전용량은 98㎿에 달한다. 국내 최대 규모다. 2023년 3월 준공해 상업운전 중이다. 수상 태양광은 육상 대비 설치 면적 확보가 쉽고 수면 냉각 효과로 모듈 온도를 낮춰 효율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돋보였다. 모든 기자재를 국산으로 구성해 기술 자립도 측면에서도 높은 의미를 인정받았다. 해외건축물 최우수상은 보미건설의 '보미파이낸스센터(BFC)'가 받았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중심부에 지하 3층~지상 30층 규모로 조성되는 금융·업무 복합시설이다. 한국 건설사가 개발·시공·운영까지 직접 수행하는 디벨로퍼형 해외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주거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롯데건설의 '롯데캐슬 드메르'는 부산 북항과 도시 스카이라인을 아우르는 213m 초고층 생활형 숙박시설이다. 51층에는 두 타워를 연결하는 스카이브리지 구조가 적용됐다. 지상에서 모듈을 조립한 뒤 양쪽 건물에서 스트랜드 잭(strand jack)을 활용해 들어 올리는 '리프트 업' 공법으로 시공했다. 이 공법이 국내에서 적용된 최고 높이 사례다. 초고층 구조 시공 환경에서 흔들림·하중 분배 등 구조안정성을 확보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업무용 최우수상은 다짐의 '동빙고 근린공원 청소년 수련시설'이다. 실내 체육공간과 강의실 등 주요 기능 공간을 단순하고 효율적으로 배치해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외부 공원과 시각적 연계를 강화해 공공시설로서의 개방성과 보행 접근성도 확보했다. 복합용 최우수상을 받은 현대엔지니어링 'LUCA831'은 강남 중심 입지를 기반으로 스카이뷰 루프톱, 인피니티 풀, 프라이빗 피트니스 등 고급 커뮤니티 시설을 갖춰 차별화했다. 첨단산업시설 부문 최우수상은 대우건설의 '엠피리온 디지털 AI 캠퍼스'가 받았다. 지하 3층~지상 9층, 연면적 5만5740㎡ 규모로 단일 건물 기준 40㎿ 수전 용량을 확보했다. AI서버 운영에 필요한 고밀도 랙 수용 능력을 고려해 냉각·전력·공조 시스템을 통합했으며 에너지 효율지표(PUE)는 1.3 이하를 목표로 설계됐다. 우수상 수상작들은 지역 수요와 사회적 가치를 담아낸 작품들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제주아라 고령자복지주택'은 독립된 침실·욕실과 함께 공용 주방과 거실을 갖춘 셰어형 공공임대 주택으로 고령자 안전·편의시설을 적용했다. 포스코이앤씨 '더샵 동성로 센트리엘'은 49층 초고층 주거건물로 상가·주거 동선을 분리하고 도심 상업지의 보행 흐름에 맞춘 커뮤니티 계획이 돋보인다. [홍혜진 기자] 관련기사

  10. 10

    MGRV, 임대개발 사업 속도서울도심 1인주거 수요 겨냥동대문·성수·중구 등 4곳 확정 엠지알브이(MGRV)가 13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유치하며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와 국내 임대주택 개발 사업에 속도를 낸다. 엠지알브이는 기존 투자자인 TS인베스트먼트와 HB인베스트먼트가 각각 100억원, 30억원을 후속 투자했다고 3일 밝혔다. 서울 도심의 내·외국인 1~2인 주거 수요가 급증하면서 임대주택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자 이번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엠지알브이는 신축 기반의 개발형 임대주택 사업을 중심으로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모두 5000억원 규모의 공동투자 협약(JV)을 체결한 이후 약 3개월 만에 서울 내 신규 개발 프로젝트 4개(동대문·성동·영등포·중구)를 확정했다. 최근에는 서울시 성동구 내 용지를 추가 매입해 모두 5개 프로젝트를 확보했다. 회사 측은 "토지 매입을 100% 자기자본으로 진행해 안정적인 금융 구조와 신속한 의사 결정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강태 엠지알브이 대표는 "이번 투자는 엠지알브이의 사업 방향성과 운영 역량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재확인한 계기"라며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와 협력해 도심에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양질의 주거 공급을 더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엠지알브이는 뉴리빙 커뮤니티 브랜드 맹그로브(Mangrove)를 통해 커뮤니티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주거 및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손동우 기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