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올라도…새집 가뭄에 뜨거운 청약

연규욱 기자(Qyon@mk.co.kr)

2024-08-06 17:34



분양가상한제 청약 과열 검단
고분양가에도 접수 건수 2배
'시세차익 5억' 도곡 레벤투스
'10억 로또' 반포보다 경쟁률↑







주택 공급 부족 우려에 따른 신축 아파트 선점 수요가 청약 열기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 청약에 이번주에도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로또 분양'의 대명사가 된 강남에서는 특별공급이 20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인천검단과 고양장항 등 공공택지에서도 이전보다 많은 청약통장이 접수되고 있다. 검단의 경우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지 않은 분양가로 공급됐는데도 올해 최다 접수 건수를 기록했다.

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서 분양 중인 '래미안 레벤투스'(도곡삼호아파트 재건축)는 전날 특공 청약에서 62가구 모집에 1만2092건이 접수됐다. 평균 경쟁률 195대1로, 특공 기준으로 올해 세 번째로 높은 경쟁률이다. 올해 최고 경쟁률은 지난주 분양한 '래미안 원펜타스'(353.5대1), 2위는 지난 6월 공급된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263대1)다. 래미안 레벤투스는 총 308가구로 소규모 단지이지만 입지적 장점과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4억~5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이 기대돼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훨씬 더 큰 시세차익이 점쳐졌던 '메이플 자이'(신반포4지구 재건축)보다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지난 1월 올해 첫 '강남 로또 분양'으로 출발한 메이플 자이는 당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10억원가량 저렴했는데, 특공 81가구에 1만18명이 신청했다. 이번 래미안 레벤투스는 예상되는 시세차익이 그 절반에 불과했으나, 더 많은 청약 대기자가 몰려든 것이다.






이런 현상은 수도권 단지들에서도 발생했다. 같은 날 청약을 접수한 '검단 아테라 자이'는 올해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서 네 번째로 공급되는 아파트다. 검단 AB21-1블록에 속해 검단에서 입지적 가치가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설 예정인 인천 1호선 연장선 103역(가칭)이 도보권이지만, '검단 중흥S-클래스 에듀파크'(AB20-2블록·1월 분양)나 '제일풍경채 검단3차(AB20-1블록·1월 본청약)'보다 역과 거리가 멀고, 지난 3월 분양한 'e편한세상 검단 에코비스타'(AA29블록)는 103역뿐 아니라 인천 2호선 마전역도 이용할 수 있다.

반면 분양가는 가장 비쌌다. 전용면적 84㎡ 최고가가 5억6100만원으로, 앞서 분양한 검단 아파트보다 4000만~6000만원가량 더 높았다. 심지어 인근 신축급 단지인 '검단 대광로제비앙 센트럴포레'(2022년 준공)의 최근 실거래가(4억6500만원)보다 비싸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게 맞는지 의심받을 정도였다. 그런데도 앞선 분양보다 청약에 훨씬 더 많은 인원이 몰려들었다. 특공 409가구에 1758건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 4.3대1을 기록했다. 제일풍경채 검단3차(902건)보다 2배가량 많았고, 가장 최근 분양한 e편한세상 검단 에코비스타(230건)보다는 8배 가까이 많았다.

고양장항지구 마지막 민간 분양 아파트인 '고양 장항 아테라'도 앞서 분양한 단지들보다 경쟁률이 치솟았다. 고양 장항 아테라는 특공 495가구에 2308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5.1대1을 기록했다. 지난 7월 '고양 장항 카이브 유보라'는 3.9대1(507가구에 1959건 신청), 지난해 12월 '고양 장항 제일풍경채'는 1.1대1(710가구에 763건 신청)을 기록한 바 있어 이들 단지의 접수 건수와 경쟁률을 모두 넘겼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공사비 급등에 따른 분양가 인상과 정비사업 부진으로 인한 신축 공급 부족 우려가 확대하면서 강남과 수도권 공공택지 등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들에 대한 청약 쏠림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규욱 기자]




분야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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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부 상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 전용 59~84㎡ 거래량 73% 차지브랜드 중소형 아파트 집값상승 견인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브랜드 중소형 아파트의 상승세가 주목받고 있다. 약 3년 만에 중소형 매매가격지수가 최대치까지 올랐고, 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는 청약 과열 현상이 나타나면서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전용 59㎡에서 전용 84㎡에 속하는 전국 중소형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는 100.33으로 최근 3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3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매매가 상승과 함께 거래도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기준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매매 거래량은 27만4175가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중소형에 속하는 전용 59~84㎡ 아파트의 매매 거래량은 19만9284세대로 전체의 72.68%를 차지했다. 중소형 아파트 매매 거래 비중은 지난 ▲2023년 상반기 71.95% ▲2024년 상반기 72.63%에 이어 3년 연속 상승세다. 지방서도 대형 브랜드 건설사 중심 강세최근 지방 분양시장에서도 중소형 아파트의 강세는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대형 브랜드 건설사의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청약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7월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에서 분양한 ‘르엘 리버파크 센텀’ 전용 84㎡는 56세대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무려 6517명이 몰리며 116.4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같은 달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서 분양한 ‘써밋 리미티드 남천’ 전용 84㎡도 57세대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약 1만3000건의 청약통장이 몰리며 226.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또 올해 7월 대구 수성구 범어동 소재 ‘대구 범어 2차 아이파크’ 전용 84㎡도 특별공급을 제외한43세대 모집에 3233명이 청약을 신청해 75대 1의 경쟁률로 전 세대 1순위 청약 마감을 달성했다. 강원 춘천시 삼천동에서도 ‘춘천 레이크시티 2차 아이파크’ 전용 84㎡가 특별공급을 제외한 69세대 모집에 1순위 해당지역에서만 601건의 청약이 접수되며 37.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부산선 4개월 새 국평 거래 2억 뛰기도이러한 브랜드 중소형 아파트의 인기는 집값 상승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부산 수영구 소재 ‘광안 자이’ 전용 84㎡는 10억3600만원(국토부 실거래가 기준)에 매매 거래됐다. 지난 4월 실거래가 8억4500만원보다 약 2억원이 오른 금액이다. ‘더샵남천프레스티지’ 전용 59㎡도 지난 7월 8억4000만원에 매매되며 지난 1월 7억6000만원보다 1억원 가량 상승했다. 올해 7월 대구 수성구 범어동 소재 ‘범어 센트럴 푸르지오’ 전용 84㎡실거래가는 10억4500만원으로 1년 전 실거래 대비 1억원이 넘게 올랐다. SK에코플랜트는 부산 수영구 광안동에서 ‘드파인 광안’을 선착순 분양 중이다. 총 1233세대 규모로 현재 전용 59㎡·78㎡·84㎡ 중 일부 세대가 남아 있다. 롯데건설은 대전 동구 가오동 일원에 ‘대전 롯데캐슬 더퍼스트’를 분양하고 있다. 이 단지는 총 952세대로 전용 59㎡와 전용 74㎡ 392세대가 일반 분양된다. 모든 세대가 중소형 평면으로 구성됐으며 드레스룸, 팬트리, 4Bay 판상형 구조 등을 통해 공간 효율성을 강화했다. DL이앤씨는 울산 남구 신정동에서 ‘e편한세상 신정 스카이하임’을 분양 중이다. 이 단지는 전용 84㎡ 총 158가구 규모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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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델 겸 유튜버 아옳이(33, 본명 김민영)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파트를 66억원에 매입했다. 15일 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아옳이는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전용 145㎡(55평) 1가구(25층)를 66억원에 사들였다. 잔금은 지난 10일 치렀으며, 같은 날 소유권 이전 등기도 마쳤다. 소유권 이전과 함께 채권최고액 23억 3500만원 규모의 시중은행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통상 채권최고액이 대출금의 120% 수준임을 고려했을 때, 이 중 약 18억 6800만원을 은행으로부터 빌려 매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3월부터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실거주 의무에 따라 아옳이는 해당 아파트에 직접 거주할 것으로 보인다. 2004년 준공된 삼성동 아이파크는 최근까지 강남 최고가 아파트 중 하나로 꼽힌다. 5월에는 전용면적 269㎡(펜트하우스)가 130억4352만원에 낙찰되며 아파트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곳에는 방송인 전현무, 배우 권상우·손태영 부부 등 여러 연예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옳이는 채널A 데이팅 프로그램 ‘하트시그널’ 출연자이자 카레이서인 서주원과 2018년 결혼했으나 4년 만에 협의 이혼했다. 당시 아옳이는 서주원의 불륜으로 인한 이혼이라며 서주원 연인을 상대로 한 상간녀 소송에서 패소했다. 아옳이는 온라인 쇼핑몰 모델 출신으로 현재는 ‘로아르’라는 쇼핑몰을 운영 중이다. 현재 샌드박스 네트워크 소속인 그는 사업가, 유튜버, 인플루언서 등 다양하게 활동 중이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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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스라 남부 원유 증산용日 500만배럴 용수 생산설비총 공사기간 49개월 걸릴듯해외 눈돌리는 국내 건설사年수주액 500억달러 청신호 현대건설이 이라크에서 30억달러(약 4조1000억원) 규모 초대형 해수 처리(담수화)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국내 단일 건설사 해외 수주로는 올해 들어 최대 규모다. 국내 업체 컨소시엄 형태로 수주한 올해 체코 두코바니 원전(187억달러·약 26조원)에 이어 잭팟 수주가 연이어 터짐에 따라 올 한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 500억달러(약 69조원) 달성이 유력해졌다. 현대건설은 지난 14일(현지 시각)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이라크 총리실에서 30억달러 규모 해수 처리공급 시설 건설 프로젝트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날 계약 서명식에는 모하메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 하얀 압둘 가니 이라크 석유부 장관을 비롯해 패트릭 푸얀 토탈에너지스 대표, 류성안 현대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계약은 이라크 내 가스·석유·태양광·해수 처리 등 가스 개발 통합 프로젝트 일환으로 진행됐다. 현대건설이 수행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약 500㎞ 떨어진 코르 알 주바이르 항구 인근에 하루 500만배럴 용량의 용수 생산이 가능한 해수 처리(담수화) 플랜트를 건설하는 공사다. 이곳에서 생산된 용수는 이라크 바스라 남부에 있는 웨스트 쿠르나·남부 루마일라 등 이라크 대표 유전의 원유 증산 시설에 투입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스와 이라크 석유부 산하 바스라 석유회사, 카타르 국영 석유기업인 카타르 에너지가 공동 투자하는 사업으로 공사 기간은 착공 후 49개월이다. 세계 5위권의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이라크는 국가 수입의 90% 이상을 원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오는 2030년까지 현재 하루 420만배럴의 원유 생산량을 800만배럴까지 증산하기 위한 이라크 주요 정책 사업 중 하나다. 완공되면 이라크 내 원유 생산량 증가는 물론 국가 재정 확충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1978년 바스라 하수도 1단계 공사를 시작으로 이라크에 진출한 후 알무사이브 화력발전소 공사, 북부철도, 바그다드 메디컬시티, 카르발라 정유공장 공사 등 약 40건, 총 90억달러에 이르는 국가 주요 시설을 건설해 왔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2023년 현대건설이 준공한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총 사업비 60억4000만달러) 이후 현지 최대 규모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전쟁이나 코로나19 같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에서 오랜 기간 주요 국책 공사를 수행해 온 자사 신뢰감이 높았던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이라크에서 계속 발주될 것으로 전망되는 정유 공장과 전력 시설, 주택 등 다양한 분야의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이번 프로젝트처럼 전통적 수주 우위 지역인 중동에서 원유 개발과 석유화학, 산업 설비 같은 초대형 사업을 계속 이어가는 한편 프랑스 토탈에너지스, 미국 엑손모빌, 유럽 최대 석유회사 로열 더치 셸 등 글로벌 에너지사와 협력을 강화해 해외 에너지 시장에서 영향력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이번 수주로 올해 국내 건설사의 연간 해외 수주 실적이 정부 목표치인 500억달러를 처음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2021년 306억달러에서 2022년 310억달러, 2023년 333억달러, 지난해 371억달러로 계속 늘었으며 올해는 9월 현재까지 400억달러로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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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분쟁위원회 신설 담은도정법 개정안 이달중 발의중재안이 판결과 같은 효력 앞으로 공사비 갈등을 빚는 재건축·재개발 조합과 시공사는 정부가 마련하는 중재안을 반드시 따라야 할 전망이다. 공사비 분쟁에 대한 정부의 조정 결정이 사실상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도록 법을 만들 계획이기 때문이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7 부동산 대책에는 도시정비사업의 분쟁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통합분쟁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주택과 도시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부 1차관이 통합분쟁위원장을 맡을 방침이다. 신설되는 위원회에는 공사비 분쟁을 조정하는 권한이 부여된다. 국토부는 “조정 결정에 효력 부여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제소 전 화해’의 효력을 내도록 만든다. 이는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양측이 분쟁에 대한 합의(화해)를 이루는 법적 절차다. 화해 결과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낸다. 이달 안에 관련 내용을 담은 도시정비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국토부가 중재안을 따를 의무를 강화하는 건 현행 공사비 검증제의 실효성이 떨어진단 지적이 많아서다. 지금까진 갈등이 생겼을 때 국토부 산하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이 공사비 검증에 나서곤 했다.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서초구 메이플자이(신반포4지구 재건축)에서 관련 검증이 이뤄진 바 있다. 하지만 검증 결과를 수용할 의무는 없는 상황이다. 구속력이 없으니 공사비 증액이 과도하단 결론이 나와도 시공사가 인상을 고집하면 조합은 이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특히 착공 이후라면 공사 중단에 따른 금융 부담이 워낙 커 조합이 어쩔 수 없이 합의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 통합분쟁위가 가동되면 재건축·재개발 조합 입장에선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공사비 인상에 제동이 걸리는 건 그만큼 사업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그러나 시공사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규제가 될 수 있다. 건설업계에는 이미 한국부동산원이 검증 과정에서 공사비를 관행적으로 깎는다는 불만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화해 결정을 수용하기 어렵다면 소송을 제기해 실제 재판에서 다시 따져볼 순 있다. 아울러 정부는 통합분쟁위에 시공사에 대한 ‘자료 요청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한국부동산원 검증 과정을 살펴본 결과 시공사가 자료 제출에 미온적인 경우가 많았다는 이유에서다. 국토부는 “공사비 검증을 내실화 해보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역시 시공사 입장에선 영업 비밀 누설이나 원가 공개 압박이란 반발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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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타니끄 논현’ 공사비 두고시공사·시행사 충돌빚으며유치권 행사 탓에 입주 못해갈등 피하기 위해 도입한원자재값 반영방식 계약에도182억원 증액 요구로 분쟁 해외선 계약 세부내역 공개한국선 상대적으로 불투명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고급 오피스텔인 ‘보타니끄 논현’. 지난해 11월 입주를 시작했지만 아직 상당수 입주민들이 단지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시공사와 시행사 간 공사비 분쟁이 극심해지면서 시공사가 일부 입주민들에게 ‘현관 열쇠’를 지급하지 않고 때문이다. 최근 1~2년 사이 공사비 갈등이 심해지면서 유치권 행사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유치권은 채권자가 채무자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물건을 점유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보타니끄 논현의 시공사인 두산건설은 시행사인 라미드그룹(라미드관광)이 공사대금 증액 부분을 지급하지 않는다며 지난달 중순부터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현재 주상복합 2가구와 오피스텔 17실의 현관 열쇠를 입주민에게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타니끄 논현은 아파트 29가구와 오피스텔 42실로 구성됐다. 사건의 발단은 공사비에서 시작됐다. 라미드그룹과 두산건설은 2021년 시공사 선정 당시 공사비 439억원으로 견적을 주고받았는데, 그해 말 실제 계약에서는 ‘코스트&피(Cost&Fee)’ 방식을 쓰기로 합의했다. ‘코스트&피’는 공사원가(직접공사비+간접공사비)에 일정 비율의 추가 이윤(Fee)을 붙여 지급하는 방식으로 대형 공장 건설 등에서 활용되던 방법이다. 최근 공사비가 급등하자 건설 현장에서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유엔사 용지(더 파크사이드 서울) 등에서도 이 방법이 활용됐다. 문제는 지난해 공사를 마치고 비용을 정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두산건설이 라미드그룹에 공사비로 최초 견적보다 182억원(42%) 올라간 621억원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라미드그룹은 당초 제시된 총액 한도를 초과한다며 이를 거부했고, 두산건설이 유치권 행사로 맞불을 놨다. 라미드그룹은 “코스트&피로 계약서를 쓸 때 ‘도급 공사비에 상한가를 적용해 도급 계약금액을 확정한다’고 명시했고, 이 상한액은 총액 공사비(439억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두산건설은 “‘상한가’라는 단어는 최종 실시설계도를 납품받고 ‘코스트&피’ 방식으로 비용을 측정해 산정한 공사비를 뜻한 것”이라며 “입찰 당시 견적과는 무관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또 두산건설은 “코스트&피 방식으로 계산한 공사비를 합의하지 못할 경우 상호 협의를 거쳐 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는데 라미드그룹은 이와 관련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행사 측은 “책임준공을 확약하고 공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시공사는 어떤 경우든 공사를 끝내도록 돼 있었다”고 맞섰다. 최근 자재 값이 폭등하고 인건비도 올라가자 공사비는 여러 건설 현장 발목을 잡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31.03으로, 5년 전(99.31)과 비교해 32% 가까이 올랐다. 공사비 갈등이 잇따르자 검증을 요구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공사비 검증 건수는 제도 도입 초기인 2019년 3건에서 2024년에는 36건까지 폭증했다. 올해 상반기는 벌써 30건으로 지난해 검증 건수의 83.3%를 넘어섰다. 유치권 행사도 최근 서울 논현동뿐만 아니라 경기 군포, 광주광역시 등에서도 발생했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코스트&피 계약을 맺을 때 원가는 물론 추가 이윤으로 인정할 세부 항목들을 검증할 수 있는 절차를 계약서에 열거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 방법이 활용된 경험이 짧고 마땅한 표준계약서의 가이드라인도 없어 혼란이 크다. 라미드그룹은 “공사에 투입됐다고 주장하는 비용에 검증 절차 없이 맹목적으로 이윤을 붙였다”며 “건설사 입장에서는 공사비 절감 노력을 할 동기부여도 되지 않고, 오히려 도덕적 해이까지 불러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광운대 법무학과 교수는 “갈등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코스트 앤 피 계약까지 분쟁이 발생하는 것은 결국은 공사비의 세부내역에 대한 발주처의 불신이 크기 때문”이라며 “국토부의 정책이 중재보다는 검증 위주로 짜여 있는데 좀 더 적극적인 기조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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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성호수공원 생활권·불당지구 인접전용 84㎡ 타입별 특화 평면 구성 일신건영이 다음달 ‘천안 휴먼빌 퍼스트시티’를 공급할 예정이다. 15일 일신건영에 따르면 충남 천안시 서북구 부대2지구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33층 12개동, 전용 84㎡ 1541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사업지 앞에 초등학교가 신설될 예정이며 부성중·오성고가 지근거리에 있다. 성성지구와 불당동 내 신세계백화점, 코스트코, 이마트, 천안시청, 천안종합운동장 등 각종 생활편의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단지와 맞닿아 있는 삼성대로를 통해 삼성전자 천안캠퍼스와 천안제3일반산업단지로 빠르게 출퇴근할 수 있다. 부고속도로, 당진~청주고속도로 등 광역교통망도 가깝다. 여기에 1호선 부성역(2029년 개통예정)이 개통하면 교통여건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다양한 특화 평면도 눈길을 끈다. 전용 84㎡A는 다이닝 공간과 대형 주방 구조 등이 적용된 주방특화 타입으로 설계됐다. 전용 84㎡B는 벽체 선택을 통해 거실과 바로 옆 침실을 확장해서 사용할 수 있는 거실특화 타입으로 선보인다. 전용 84㎡C는 세대 곳곳에 대형 주방팬트리, 드레스룸, 현관수납 등이 적용된 수납특화 구조로 지어진다. 전용 84㎡D는 3면 발코니를 활용해 넓은 공간감, 침실 4개 구성으로 특화했다. 커뮤니티시설은 지하 2~3층 2개층 규모로 조성된다. 지하 2층에는 라운지·다이닝을 비롯해 키즈존이 들어선다. 운동뿐만 아니라 다목적 공간으로 사용 가능한 실내 체육관과 스터디룸, 오픈도서관 등도 갖춰질 예정이다. 지하 3층에는 천안 최고 수준의 사양을 갖춘 피트니스 클럽(GX룸 포함)이 마련될 예정이다. 일신건영 관계자는 “본 사업장은 성성호수생활권 내에서도 불당지구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입지 여건을 갖췄다”면서 “천안 최고 수준의 상품설계가 적용되는 데다 분양가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책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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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망사고땐 3년 고용제한 파장건설현장 7명 중 1명 외국인철근 콘크리트 등 힘든 공정은사실상 외국인 근로자가 전담일각선 “외국인력 반대해온노동계 목소리 수용한 것”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가 1명이라도 사망하는 기업의 외국인 고용제한 기간을 3년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건설 업계는 사실상 ‘패닉’에 빠졌다. 노동자 안전을 강화한다는 명분이지만 현실적으로 건설사 인력 운용에 족쇄를 채워 인력난을 초래하고 정부의 주택 공급 계획까지 차질을 빚게 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건설근로자공제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 현장에서 일한 근로자 7명 중 1명은 외국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근로자 156만400명 중 22만9541명(14.7%)이 외국인 근로자였다. 2020년 11.8% 수준이던 외국인 비중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소규모 현장 근로자나 불법체류자까지 더하면 실제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개별 건설 현장의 경우엔 전체 일하는 인력의 20~30%를 훌쩍 넘는 비중이 외국인 근로자로 채워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처럼 외국 인력 의존도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 번의 사망사고가 외국인 고용제한으로 이어지게 되면 공사기간 지연과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영세 하청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한 대형 건설사 현장소장 A씨는 “국내 전문 건설 업체들은 대부분 외국인 근로자들을 고용하고 있다”며 “특히 철근 콘크리트 공사 단계에서는 외국인 근로자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들이 고용되지 않으면 공사 전체가 멈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기업들은 어떻게 버티더라도 전문 건설 업체들 중에 무너지는 곳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건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정책이 그간 외국 인력 확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일부 노동계의 요구를 사실상 수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은 지난 2월 “정부의 건설업 이주노동자 고용제한 정책 완화가 내국인 건설 노동자들의 취업난과 건설 업계의 불법 고용을 부추긴다”며 비판한 바 있다. 건설 현장의 인력난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정부가 9·7 공급 대책 등을 통해 밝혔던 136만가구의 주택 공급 계획에도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정부의 집값 안정 목표 달성을 위해 함께 속도를 내야 할 건설 업계의 발목을 잡는 모순적인 정책을 내놨다는 비판이 나온다. 가뜩이나 공사비 인상 부담이 커진 건설 현장에 고용제한 조치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분양가 부담이 커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지금 외국인 근로자가 공사 현장에 없으면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며 “공사가 지체되면 비용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입주 예정자들에게까지 연쇄적인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 고용제한 단위를 기존 ‘현장’에서 ‘사업주’ 단위로 변경한 것은 상당한 사안”이라며 “건설업에서는 외국인 근로자를 더 많이 채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8. 8

    김동연 경기지사 15일 민생투어서 발표총연장 42.7㎞ 규모로 2034년 개통고양·파주·양주·의정부·남양주 연결통행시간 40분대로 획기적 단축사업비 2조506억원 도민펀드로 조달김 지사 “경기도 힘으로 건설할 것” 고양에서 남양주까지 경기북부를 동서로 연결하는 ‘경기북부 중심 고속화도로’가 추진된다. 경기도는 두 지역 이동시간을 2시간 20분대에서 40분대로 단축하며 경기북부 대개발을 혁신적으로 선도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5일 민생경제 현장투어 ‘달달(달려간 곳마다 달라집니다)버스’를 타고 의정부시 민락국민체육센터를 찾아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경기북부 중심고속화도로는 수도권 제1·2순환 고속도로 사이 동서축 고속화도로를 신설하는 내용이다. 고양시, 파주시, 양주시, 의정부시, 남양주시 등 경기 북부 5개 시를 연결한다. 사업규모는 총연장 42.7㎞, 총사업비 2조506억원 규모의 도민 참여형 민자사업 형태로 2034년 개통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서울~문산, 서울~양주, 세종~포천, 하남~남양주~포천 등 남북축 고속도로 4개와 연계한다. 주요 지점 나들목도 조성해 경기북부 공간구조를 기존 4개 격자형에서 8개 격자형으로 세분화함으로써 지역 접근성을 대폭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고속도로에 빨리 접근할 수 있는 생활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자유로, 강변북로, 하남~남양주~포천 등 서울강북과 연결되는 경기북부 순환망 역할도 기대된다. 경기북부 지역 간 이동시간도 크게 단축된다. 고양시 원당동~남양주시 진접읍 구간의 경우 기존 국도 등을 대신해 경기북부 중심고속화도로를 이용하면 통행거리가 78㎞에서 51㎞로, 통행시간이 2시간 22분에서 44분으로, 통행속도가 33㎞/h에서 68㎞/h로 각각 개선된다. 이에 따라 중증 응급환자를 위한 골든타임 확보, 관광지 접근성 확보, 물류비용 절감 등이 예상돼 약 2조2498억원 규모의 경제효과와 9650명의 고용 창출 효과도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도는 이번 사업을 민간투자사업 방식으로 추진하되, ‘도민 펀드’를 도입한다. 민간 수익 독점 구조에서 벗어나 도민이 쉽게 직접 투자하고 수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재정 투입 부담은 최소화하고, 민자사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할 전망이다. 도는 민간 투자사(도민 펀드 운영)로부터 제안서를 접수한 이후 기본계획 고시, 사업시행자 지정, 실시계획 승인 및 착공을 거쳐 2034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김동연 지사는 “북부 대개발의 일환으로 추진한 이번 사업은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보통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국가 재정에 의지하지 않고 경기도가 주도적으로 하겠다”며 “두 번째는 개발을 먼저 하고 길을 내는 게 아니라 길부터 내겠다. 이제까지의 개발을 하고 교통을 하는 내용과 전혀 다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이어 “마지막으로 국민 펀드가 들어갈 것이다. 아마도 적정한 수익률을 가져갈 수 있는 모델을 만들기 때문에 인기가 좋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에서 도로를 가지고 국민 펀드를 하는 건 최초다. 경기도가 경기도의 힘으로 해내겠다. 교통의 대변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9. 9

    잠실·여의도 재건축 이어용산서도 ‘임대주택 한강뷰’ 논란재건축 앞둔 이촌동 한강맨션공공 70가구 한강변 배치 방침조합원들 “재산권 침해” 반발조합보다 임대 먼저 추첨하는9·7대책에 갈등 더 심화될듯 서울 잠실주공5단지와 여의도 공작아파트에 이어 동부이촌동 한강맨션에서도 ‘한강변 임대주택’ 논란이 불거졌다. 서울시와 정부의 ‘소셜믹스(분양·임대 혼합 배치)’ 방침을 둘러싸고 정비사업 갈등이 한강변 재건축 곳곳에서 벌어지는 양상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토교통부는 9·7 부동산대책에서 아예 관리처분계획인가 전 임대주택 추첨을 의무화했다. 사실상 임대주택 추첨을 마치고 남은 물량을 조합원끼리 추첨하는 구조여서 갈등이 더 커질 전망이다. 15일 서울 내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촌동 한강맨션 조합은 공공임대주택 70가구를 한강변 주동에 배치하는 방안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정비계획안을 최근 주민에게 공람했다. 이 아파트는 당초 최고 68층으로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남산 조망을 가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59층으로 낮춰 계획을 작성 중인데, ‘한강변 임대주택’ 계획도 포함됐다. 하지만 계획이 공개되자 일부 조합원이 반발하고 나섰다. 당초 조합은 모든 조합원에게 한강 조망을 보장했다. 그러나 설계가 변경되면서 전용 87·89㎡ 140여 가구가 비한강뷰로 배정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부 조합원은 “조합의 의견 수렴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며 이달 말 조합 및 임원진 해임 총회를 개최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한강맨션 재건축 조합은 난감한 상황이다. 조합 관계자는 “올해 말을 목표로 통합심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런 주문을 받았다”며 “아직 정비계획 변경안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주민 의견을 들어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런 논란에 대해 거리를 둔 모습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합원 분양과 일반분양, 임대주택을 골고루 잘 섞으라는 원칙만 전달했을 뿐 한강변 주동에 임대주택을 얼마 넣으라고 얘기한 적은 없다”며 “정비계획이 확정돼 통합심의에 올라오면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강맨션 조합은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 이후 조합 설립까지만 약 15년이 소요된 만큼 이제는 속도를 내야 한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지자체가 소셜믹스 원칙을 강조하면 조합 입장에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2017년 이전까지는 재건축 단지들이 조합원 물량을 우선 배정한 후 남는 가구에 공공임대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듬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이 방법이 막혔다. 개정된 시행령 48조에 따르면 “용적률 완화에 따라 공급되는 국민주택규모 임대주택은 ‘공개 추첨’ 방법으로 선정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서울시는 2022년부터 여기서 더 나아가 임대·분양 가구를 구분하지 않고 한 단지에 완전히 섞어 배치하는 ‘소셜믹스 완전 혼합’ 방침을 도입했다. 재건축 단지들이 별도의 임대동을 둬 특정 동 거주자를 차별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논란이 생기자 이를 막기 위한 목적이었다. ‘임대주택 차별 철폐’란 정책 명분은 좋지만 현장에서는 설계권 침해, 사업성 악화, 조합원 재산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와 여의도 공작아파트 등에서 임대주택이 한강 조망 고층에 배정되고, 조합원은 비조망권인 저층에 배정받는 역차별이 발생한다며 반발이 발생했고, 비슷한 현상이 한강맨션에서도 재발한 셈이다.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3지구(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는 정부와 서울시 정책을 어기고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의 동·호수 추첨을 별도로 진행해 현금 20억원을 공공기여했다.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해 서울시가 오세훈 시장의 지시로 소셜믹스 적용 원칙을 유연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쉽진 않다. 단지마다 특성이 모두 달라 실제 심의 단계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구체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주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앞으로는 재건축 조합이 용적률을 더 받는 대가로 공공기여하는 임대주택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전에 반드시 공개 추첨을 해야 한다. 정부가 ‘9·7 주택 공급 대책’에서 임대주택 공개 추첨을 완료하지 않으면 관리처분인가를 받을 수 없도록 도시정비법을 개정할 방침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미 시행 중인 공개 추첨 제도를 아예 법률에 규정하고 제재 조항까지 추가한 셈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임대주택보다 본인의 주택 가치가 더 떨어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큰 조합원이 많다”며 “민감한 재산권 문제일 뿐만 아니라 사업 속도를 늦추는 갈등 요소까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강맨션은 용산구 이촌동 300-23 일대에 1971년 3월 입주한 54년 차 아파트 단지다. 2022년 GS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단지명은 ‘이촌 자이 더 리버’로 정해졌다. 관련기사

  10. 10

    초대형 담수화 플랜트 따내하루 500만배럴 용수 생산설비바스라 남부 원유증산에 투입총공사기간 49개월 걸릴듯단일 건설사 올 최대 수주액 현대건설이 이라크에서 30억달러(약 4조1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해수 처리(담수화)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국내 단일 건설사의 해외 수주로는 올해 들어 최대 규모다. 국내 업체 컨소시엄 형태로 수주한 체코 두코바니 원전(187억달러·약 26조원)에 이어 잭팟 수주가 연이어 터짐에 따라 올 한 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 건설 수주 500억달러(약 69조원) 달성이 유력해졌다. 현대건설은 14일(현지시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 위치한 이라크 총리실에서 30억달러 규모 해수 처리 공급 시설 건설 프로젝트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날 계약 서명식에는 모하메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 하얀 압둘 가니 이라크 석유부 장관을 비롯해 파트리크 푸야네 토탈에너지스 대표, 류성안 현대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계약은 이라크 내 가스·석유·태양광·해수 처리 등 가스 개발 통합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현대건설이 수행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약 500㎞ 떨어진 주바일 항구 인근에 하루 500만배럴 용량의 용수 생산이 가능한 해수 처리 플랜트를 건설하는 공사다. 이곳에서 생산된 용수는 이라크 바스라 남부에 있는 웨스트 쿠르나·남부 루마일라 등 이라크 대표 유전의 원유 증산 시설에 투입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스와 이라크 석유부 산하 바스라석유회사, 카타르 국영 석유 기업 카타르에너지가 공동 투자하는 사업으로 공사 기간은 착공 후 49개월이다. 세계 5위권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이라크는 국가 수입의 90% 이상을 원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30년까지 현재 하루 420만배럴인 원유 생산량을 800만배럴까지 증산하기 위한 이라크 주요 정책 사업 중 하나다. 완공되면 이라크 내 원유 생산량 증가는 물론 국가 재정 확충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건설은 1978년 바스라 하수도 1단계 공사를 시작으로 이라크에 진출한 후 알무사이브 화력발전소 공사, 북부철도, 바그다드 메디컬시티, 카르발라 정유공장 공사 등 약 40건, 총 90억달러에 이르는 국가 주요 시설을 건설해왔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2023년 현대건설이 준공한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총사업비 60억4000만달러) 이후 현지 최대 규모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이라크에서 오랜 기간 주요 국책 공사를 수행해온 자사에 대한 신뢰감이 높았던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이라크에서 계속 발주될 것으로 전망되는 정유공장과 전력 시설, 주택 등 다양한 분야의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이번 프로젝트처럼 전통적 수주 우위 지역인 중동에서 원유 개발과 석유화학, 산업 설비 같은 초대형 사업을 계속 이어가는 한편 프랑스 토탈에너지스, 미국 엑손모빌, 유럽 최대 석유회사 로열더치셸 등 글로벌 에너지사와 협력을 강화해 해외 에너지 시장에서 영향력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서진우 기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