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수익보단 현금확보 택해
현대건설 이어 SK에코·롯데도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공공지원 민간임대(공공임대) 사업장 지분을 매각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정부가 1·10 부동산 대책으로 발표한 건설 경기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일부 효과를 보이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30일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장인 '신동탄 SK뷰파크 3차'에 보유하고 있던 지분 가운데 80%를 약 1000억원에 신한투자증권에 매각했다.
국토교통부는 1·10 부동산 대책에서 건설사들의 유동성 확보 방안으로 공공임대 참여 사업자 지분 조기 매각을 허용하게끔 했다. 지분 양수 기준을 완화한 것이다. 기존에는 공공임대에 참여한 민간 지분 가운데 50%만 조기 매각할 수 있었지만 1·10 대책으로 전체 매각도 가능해졌다. 특히 뉴스테이는 8년 의무 임대 기간 가운데 절반인 4년을 채워야 했지만 정부가 건설사 어려움을 고려해 입주 후부터라도 바로 지분을 조기 매각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이러한 규제 완화에 일부 건설사가 참여했던 공공임대 사업장의 지분 매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규제가 완화된 뒤 내부 검토 후 매각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또한 지난달 말 뉴스테이 사업지인 '힐스테이트 호매실' 지분의 22%를 신한은행에 매각해 약 9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한 바 있다.
계약 방식은 주가수익스왑(PRS)으로 이루어졌다. PRS는 계약 만기 시 기초자산의 가치 변동에 따라 수익 또는 손실을 정산하는 파생상품이다. SK에코플랜트와 현대건설은 모두 PRS 방식으로 지분을 매각했다.
업계는 이들 대형 건설사가 당장 현금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임대 수익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고 판단한 곳에 대해선 임대 사업 지속 대신 현금 유동화 작업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임대 지분 유동화 가능 기간도 축소된 만큼 결정도 빨라지고 있는 셈이다.
다른 대형 건설사인 롯데건설 역시 수도권에 있는 공공임대 사업장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롯데건설 관계자는 "규제 완화에 따라 참여했던 임대 사업장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시점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