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가뭄 속 '로또 청약' 어디
방배동 래미안 1097가구 관심
내방역·이수역 '더블 역세권'
잠실 르엘 분상제 적용 매력
소형 평형만 공급해 아쉬워
준강남권엔 흑석 써밋더힐
공공분양 고양 창릉 첫타자최근 어수선한 탄핵 정국에도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단지 2곳은 청약 신청이 몰리며 인기를 끌었다. 대출 규제에 정치 혼란까지 더해져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됐는데도 분양 시장은 타격이 덜한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작년 12월 진행된 서초구 방배동 '아크로 리츠카운티' 청약은 일반공급 71가구 모집에 3만4279명이 신청해 평균 482.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설이 지난 후에도 서울에서 분양을 계획 중인 우량 단지가 적지 않다. 주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등에서 정비사업으로 공급되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다. 강남 3구에서 나오는 분양 물량은 대부분 실거주 의무가 있지만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적잖은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곳들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시세차익은 이보다 적지만 입지가 좋은 비강남권 단지들도 주목할 만하다.
'래미안 원베일리' '래미안 원펜타스' '메이플 자이' 등이 줄줄이 들어서며 서울 아파트 시세를 이끄는 반포·잠원권에서는 올해도 분양 물량이 꽤 나온다. 반포 3주구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트리니원'(2091가구)이 대표로 꼽힌다. 이 아파트의 가장 큰 특징은 반포 권역에서도 명문 학교로 꼽히는 세화고, 세화여고, 세화여중과 붙어 있다는 점이다. 2026년 8월 입주 예정이라 올 하반기쯤 후분양 형태로 공급될 가능성이 있다.
잠원동 신반포21차를 재건축하는 '오티에르 반포'(275가구)도 올해 분양이 확실시된다. 소규모 아파트지만 7호선 반포역 초역세권에 자리한다. 단지 북측에 '메이플 자이'가 있는데 지하철역 접근성이나 주변 상가 활용도는 신반포21차가 더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남쪽에는 '반포 자이'가 있다. 이곳 역시 공사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 후분양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초동에서는 신동아아파트를 1161가구 단지로 재건축하는 '아크로드 서초'를 올 상반기 분양 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강남역과 뱅뱅사거리 사이에 위치해 강남 업무지구까지 걸어서 접근할 수 있는 단지다. 인근 '서초 그랑자이' '래미안 리더스원'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 등과 함께 '독수리 5형제'로 불린다. 임대주택 없이 재건축되며 입주는 2028년 예정이다.
당장 설 직후부터 청약에 도전하고 싶다면 서초구 방배동을 주목할 만하다.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1097가구) 일반분양 일정이 2월 3일 시작된다. 방배 6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단지로 465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된다. 내방역과 이수역 사이에 있으며 서문여중·서문여고가 가깝다.
방배 13구역을 재건축한 '방배 포레스트자이'도 올해 분양을 저울질 중이다. 사당역(2·4호선)과 방배역 사이에 있고 동덕여고 등이 가깝다. 재건축 후 2217가구로 탈바꿈한다.
송파구에서는 미성·크로바를 재건축한 '잠실 르엘'이 올해 상반기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다. 전용면적 84~145㎡의 중대형은 모두 조합원에게 배정됐고 그보다 작은 소형 평형 213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나올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분양한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와 여러 측면에서 입지가 상당히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둘 다 한강변은 아니지만 대규모 단지고, 지하철 잠실역·잠실나루역 등이 가깝기 때문이다. 굳이 따지면 잠실역과 잠실나루역, 제2롯데월드에 붙은 잠실 르엘이 교통이나 생활 편의성 측면에서는 더 낫고 잠실초나 주변 공원과 가까운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가 주거 환경 측면에서는 우수하다.
비강남권에서는 용산 아세아아파트 재건축 일반분양을 기다리는 수요자가 많다. 신용산역, 이촌역 근처 한강대로 이면에 있으며 LG유플러스 본사,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하이브와 붙어 있다. 이곳은 국가전략사업으로 꼽히는 용산공원과 용산국제업무지구가 가까워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지하철 1호선·경의중앙선이 지나는 용산역과 4호선 신용산역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2028년 준공될 예정인데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로 활용될 저층부(150가구)를 제외한 847가구가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동작구에서도 대어급 일반분양이 대기 중이다. 서울 대표 재개발 지역인 흑석뉴타운과 노량진뉴타운에서 잇달아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흑석 11구역을 재개발한 '써밋 더힐'(1511가구)은 단지 이름에 '서반포'를 붙였다가 해프닝을 빚었던 아파트다. 그만큼 반포 권역에 가깝다. 서울 지하철 9호선 흑석역과 현충원 사이에 위치해 교통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평구 대조동 '힐스테이트 메디알레'는 강북권 기대주다. 이달 말 개통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환승역 연신내역의 영향을 받을 단지로 거론된다. 이 아파트는 현대건설이 대조 1구역 재개발 사업으로 짓는 곳이다.
공공분양 중에서는 3기 신도시 본청약 물량(8000여 가구)이 눈에 띈다. 설 직후에 고양 창릉에서 1800가구가 나온다. 구체적으로 보면 A4블록(603가구)과 S5블록(759가구), S6블록(430가구) 등이다. 대개 신도시의 첫 공급 단지라고 하면 '허허벌판 속 아파트'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세 단지는 덕양로 건너 북쪽에 있는 원흥지구 인프라스트럭처를 이용할 수 있다. 원흥지구엔 초·중·고교와 공원, 이케아 등이 있다. GTX-A노선 창릉역도 걸어서 15분 거리로 이용할 만한 위치다.
3월에는 하남 교산에서 1100여 가구가 풀릴 전망이다. 올해 교산신도시에서 물량이 나오는 A2블록은 5호선 하남검단산역에서 한 블록 떨어져 있다. 걸어서 10분 거리여서 역세권이라 할 수 있다. 천현초와 하남시청이 동쪽으로 인접해 있다. 스타필드 하남도 자동차를 이용하면 5분가량 소요되기 때문에 생활 인프라는 잘 갖춰져 있는 편이다.
[손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