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테크기업 빅밸류 구름 대표
정부 통계는 6% 거래만 적용
AI시세는 나머지 94%도 추론
하루 1900만채 분석 '뚝딱'
시장변동성 큰 시기 더 정확"중요한 건 얼마나 투명하고 적정하게 시세를 제공하느냐지, 공개 빈도를 줄이는 게 아닙니다."
최근 부정확한 통계로 불안을 부추긴다는 비판과 함께 '폐지론'까지 불거진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통계'. 이에 데이터 테크 기업 빅밸류의 수장이자 한국프롭테크포럼 AI시세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구름 대표(사진)가 밝힌 견해다. 빅밸류는 전국 부동산 시세 정보와 상권 분석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최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빅밸류 사옥에서 매일경제를 만난 구 대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 전국 1900만개 주택의 시세를 하루 만에 도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짧은 시간에 광범위한 주택을 조사할 수 있으니 전수조사 수준의 집계가 가능한 것이다. 인력과 업무 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AI 시세 서비스의 핵심은 최근 거래가 없는 물건의 시세를 과거 거래 데이터와 유사 물건의 거래를 기반으로 추론하는 것이다. 구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거래가 가장 활발한 서울 아파트도 연간 회전율은 6~7%에 불과하다"며 "나머지 94%는 거래가 없는데, AI 시세는 그 6%의 거래를 가지고 나머지 94%의 가격을 추론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를 매도호가, 시세조사원 등에 의존해 산정하는 기존 시세 조사 체계와 달리 AI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추론한다. AI가 10년 이상의 거래 내역을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시점의 가격을 추산하는 것이다. 시세 평가 후 거래가 발생하면 사전에 산정된 시세와 비교해 정확도도 계속 검증해나간다.
구 대표는 "2008년 아파트 실거래가가 공개되고, 2015년부터 각종 통계가 개방되면서 인공지능 입장에서는 거의 모든 정보를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만들어진 시세는 '매도호가'와 달리 하방 경직성이 낮아 '하락장'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이외에도 빅밸류는 '데이터로 세상을 풍요롭게'라는 목표 아래 다양한 공간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와 협업해 조류인플루엔자 위험도가 높은 지역과 농장을 식별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고, 프랜차이즈 업계를 위해 카드 매출 데이터를 활용한 상권 분석 서비스도 만들었다.
특히 이 상권 분석 서비스는 프랜차이즈 매장이 평균 임차료 수준, 예상 매출액 등을 가늠하게 해 상점 입지를 선정하고 점포 핵심성과지표(KPI)를 설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구 대표는 "한 상권 안에서 매출이 얼마나 나올 수 있는지, 적정 가격이 얼마인지 안다면 매장 상황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빅밸류는 더 풍부한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정부의 공공데이터 개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무사나 감정평가사 등 전문직과 달리 인공지능·프롭테크 업계는 접근이 어려운 데이터가 있고 이 장벽이 서비스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것이다.
[위지혜 기자 / 사진 한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