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수도권 지역이 정부의 고강도 규제를 받으면서 장기간 침체됐던 지방 아파트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매매가격이 99주 만에 소폭 상승했고, 전세·거래량까지 동시에 회복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의 11월 첫째 주(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보합(0.00%)에서 0.01% 상승 전환했다. 이는 2023년 11월 이후 99주 만의 상승이었다.
이어 11월 셋째 주(17일 기준)에는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이 0.02% 상승해 전주 0.01%에서 오름폭이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수도권의 대출·청약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방 핵심지로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유입된 결과라고 해석한다.
전세시장도 회복 흐름이 뚜렷하다. 지방 전세가격은 지난 8월 넷째 주에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하락세를 멈추고 0.01% 상승으로 전환됐다.
역세권이거나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서서히 올라가는 양상이다.
이후 10·15 대책 발표를 기점으로 변화 폭이 더 커졌다. 대책 이전에는 0.01~0.02% 수준의 미미한 오름세에 그쳤지만, 대책 이후에는 0.03~0.04%까지 상승률이 확대됐다.
11월 셋째 주에도 지방 아파트 전세가격은 0.04% 상승하며 전주에 이어 같은 폭의 상승세를 유지했다.
거래량 증가도 이어졌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0·15 대책 이후 한 달간(10월 16일~11월 15일) 비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는 2만672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책 이전 같은 기간(1만9784건)보다 35.08%(6941건) 증가한 수치다.
부동산 관계자는 “매매·전세·거래가 동시에 개선되는 흐름은 지방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는 초기 신호로 볼 수 있다”면서 “다만 교통망 확충, 산업단지 조성, 중심상권 활성화 등 확실한 개발 모멘텀이 있는 도시를 중심으로 상승 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지방 주요 도시에서 분양 중인 단지로는 롯데건설이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반곡동 일원에 선보인 ‘원주 롯데캐슬 시그니처’, 두산건설이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청당동 일원에 공급 중인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천안’ 등이 있다.